일본의 추석 = 오봉야스미(お盆休み)

오봉(お盆)은 원래 음력 7월 13일∼15일을 중심으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던 행사였으나, 일본에서 음력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현재는 양력 8월 15일로 정착되었습니다. 일본에서의 오봉은 우리나라 추석과 비슷한 면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조상의 영혼을 집으로 맞아들여 제사를 지낸다든지, 성묘를 하며 조상을 위로하는 행사를 가진다든지.. 하는 여러가지 우리와 비슷한 풍습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여름과 겨울에 1년이 시작되었다고 믿었던 영향 때문인지, 1월과 7월 조상에 제사를 지내는 습관이 있었고, 이것이 설과 오봉이라는 형태로 남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이 두 시기에 민속행사가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또한 설이 신(神)적인 색채가 강한데 비해 오봉은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명절이기도 합니다.

[오봉의 어원]
범어 ullambana가「盂蘭盆(우라봉)」이 되고, 이를 줄여 봉이 되었다고 하는 설과 공물을 바치던 제기의 옛명칭을 보니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그 어원이라고 하는 설이 있습니다.

[오봉의 주요 행사]
오봉 때의 행사는 지방에 따라 각양각색인데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행사들이 있습니다.

*무카에비(迎え火)－일반적으로는 13일, 조상의 영혼을 맞아들이기 위해 묘지나 물가 등에 불을 놓습니다. 오래된 습관으로는 이 무카에비를 양초에 옮겨 집으로 가지고 돌아가 불단을 밝히기도 하는데 요즘은 불꽃모양의 전구를 사용하는 곳도 많습니다.

*무카에우마(迎え馬)－조상의 영혼이 올 때 타는 것으로 짚이나 가지, 오이 등으로 말 또는 소를 만들어 바칩니다.

*본다나(ぼんだな)－오봉 기간에는 불단에 특별히 선반을 마련하고 특별한 공물을 바치는데, 주로 다식 또는 설탕과자, 과일, 국수, 가지, 꽈리，경단 등을 준비합니다.

*성묘－오봉에는 가족 모두가 선조의 묘에 성묘를 합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마을에서 묘를 향해 여럿이 몰려 나가 마시고 노래하며 소란을 떠는 곳도 있다고 하며, 오봉의 일주일 전쯤에는 묘를 방문하고 청소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봉오도리(盆踊り)－ 마을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가운데에 망루를 설치하여 그 위에서 북을 치고, 망루 주변에서는 원을 그리며 모두 춤을 추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강강술래와 비슷한 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경－오봉에는 절의 스님이 신자들의 집을 돌며 경을 소리내어 읽어줍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스님들은 몹시 바쁘다고 하네요.

*오쿠리비(送り火)－오봉이 끝날 때쯤에는 불을 피워서 조상의 영혼을 전송하는 의식입니다. 교토(京都)의 다이몬지야키(大文字燒き－大자 모양으로 큰 불을 놓음) 등은 큰 규모로 행해진 오쿠리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을 물에 띄워 보내는 도로 나가시( 籠流し)도 이의 변형이며 나가사키현(長崎縣)의 쇼로나가시(精靈流し)에서는 오봉의 공물을 싸서 흘려보낼 곳까지 가지고 가기도 합니다.

우리처럼 민족의 대이동이 있거나, 연휴로 며칠씩 휴일이지는 않습니다. 한 하루정도의 휴일을 갖는편이지요. 하지만 의미는 우리와 비슷하답니다.조상들의 묘를 찾아가 인사를 드리구, 가까운 친지댁을 방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처럼 특별히 음식을 준비하여 함께 나누어 먹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말그대로 인사만 하지요.
이런 일련의 행사들도 도시에서는 거이 형태만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가족의 의미가 훨씬 희박해진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추석 -오봉-은 그 날의 중요성이나 의미가 우리와는 사뭇 다릅니다.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음식준비에 피곤하지만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있다는게 아직은 따뜻하고, 좋습니다. 국제화시대라는 요즘 세계여러나라의 문화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우리의 이런 좋은 문화는 지켜지고 유지되어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우리모두 노력해야하지 않을까요.